(지리산 화대종주 3일차) 마지막 종착지 대원사를 향해서..하산!!
대학교 때 친구들과 교수님들과 설악산 대청봉 야간 산행을 하고 일출을 대청봉에서 매서운바람과 함께 봤던 적이 있다. 그 날, 하산하면서 '지리산도 나중에 꼭 가봐야지' 생각했는데 드디어 이루었다.
자, 이제 슬슬 하산할 시간~
끝날 때까지 아직 끝난게 아니다...하산길도 약 15km 남았다. 부지런히 가야 서울 올라가는 버스를 탈 수 있다.
자 이제 저 구름 아래 인간 세계로 내려가보자~
대원사 방향으로 하산 시작! (09:19)
천왕봉에서 약 0.9km 하산하면 지리산 제2봉 중봉(해발1,874m)을 만날 수 있다. (09:43)
산신령님이 나타날 듯한 지리산자락... 아쉬운 나머지 계속 뒤돌아보게 한다.
써리봉(해발 1,602m). (10:20)
단풍으로 물든 지리산자락.
작년엔 설악산 단풍을 보고 올해는 지리산 단풍을 보는구나~
내년엔??
내려가는 계단.
경사가 장난 아니다.
하산하면서 느끼는 거지만 이런 길을 난 편히 내려가지만 반대편에서 오는, 즉, 대원사에서 천왕봉을 올라가는 코스를 선택한 사람들은 오르막 코스가 험난할 것이다. 참고하시길~
서서히 배가 고플 시간!! 치밭목대피소에서 점심을 먹을 예정이다.(10:47)
화대종주의 마지막대피소
치밭목대피소 도착!!(11:10)
이제 지리산에서의 마지막 식사를 한다.
참고로, 이 대피소의 식수장은 여기서 100m 떨어진 곳이다.
그리고 햇반을 샀지만 데워 줄 전자렌지는 구비되지 않은 곳이다.
결국 라면 하나에 남은 스팸하나 통째로 넣고 끓여 면발 먼저 맛있게 먹고 국물에 햇반을 넣고 죽처럼 끓여 먹었다.
남은 반찬 다 처리하고, 편히 앉아서 과자 좀 먹고 여유 좀 부리다 다시 식수장 가서 마지막 생명수 리필하고
다시 하산 시작!! (13:00)
엄청 맑은 계곡물에 이쁜 단풍잎들이 둥둥 띄워져 있다.
너무 이뻐서 찰칵!
하산길에 유난히도 많이 눈에 띈 경고문.
반달곰 활동지역 이란다. 빨간색이라 더 섬뜩하다.ㅋㅋ
삼거리 도착! (13:37)
난 대원사, 유평리 방향으로~
하사길에 유난히도 이런 길이 많다.
마치 밀림에 온 것 같은... 가운데 좁은 길은 한명만 지나갈 수 있을 만한 길이다.
양 옆 나무들이 너무 우거져서 곰이 숨어 있으면 숨소리가 들릴 것만 같다.
이제 대원사까지 4.1km 남았다. 좀만 더 힘내자!! (14:26)
하산길이 오히려 더 힘들다. 계곡 바윗길이 많아서 속도도 안나고..
3.5km 남음 (14:41)
지리산을 걷다보면 이러한 문구가 많이 보인다.
'산행가능시간' 을 잘 지켜가면서 산행합시다. 비박하면 곰이나 멧돼지 만납니다~
후아~ 드디어 마을이 보인다. 너무 오랜만에 인간세계로 내려와서 설레인다. (15:31)
대원사는 그래도 아직 1.6km 남았다.
대원사는 1.5km...
주차장은 뭐지?? 대원사가 끝이 아닌가?
여기서부터는 아스팔트 길이다.
아스팔트길 옆으로 대원사까지 쭉 계곡물이 흐른다. 물이 아주 많고 힘차게 흐른다.
하산한 사람들 여기서 샤워하고 있는 사람들이 쉽게 눈에 띈다.
난 끝까지 더럽게 가겠어!!ㅋㅋ
정말 시원해 보여서 고민고민하지만...
중간에 동네구멍가게에 들려서 여쭤봤더니 원지터미널로 나가는 버스가 16:30 에 한대 있고 한시간에 한대 있다고 하셔서 여유를 부릴 수가 없었다.
지나고 이제와서 생각하지만 좀 늦게 가더라도 여유좀 부릴껄~
그래도 보는 것만으로도 너무 시원해진다.
드디어 눈앞에 나타난 대원사!!(16:05)
천왕봉에서부터 하산시간 약 7시간. 중간에 점심시간 1시간 제외하면 6시간에 걸쳐서 내려왔다.
그렇게 대장정의 화대종주를 무사히 마쳤다.
뿌듯하다.
2박3일간 약 46km의 종주.
다음은 한라산이다.ㅋㅋ
그런데...
여기가 끝이 아니였다. 버스정류장은 주차장에 있단다.
2km 가 더 남았다.ㅋㅋㅋㅋㅋㅋ
순간 지나가는 차를 잡아탈까.. 아님 콜택시를 불러서 나갈까하고 전화해봤는데 3만원 달란다.
아직 힘이 남았다. 이왕 걸은거 끝까지 걸어보자 하는 마음에 다시 2km를 내려가기로 결심!
은근히 아스팔트 길.. 끝이 없고 오래걸렸다.
신나게 걸으면서 마지막 남은 오이..3일째 되니깐 내 몸의 열기 때문에 오이가 물렀다..
그래도 수분 보충겸 따뜻하지만 맛있게 먹으면서 걸어내려왔다.ㅋㅋㅋ
도착한 시간은 16시25분
국립공원관리원 같은 분이 계시길래 잘 아시겠거니하고 버스정류장이 어디냐며 물었더니 여기에 버스정류장이 있나?? 이상한 소리 하신다.ㅋ
무슨 소리하냐고 여기에 있다고 해서 내려왔다고.. 얘기 나누는 사이 30분이 지났다.
알고 보니 이 분은 관리원이 아니라 관리원 들이 입는 조끼색깔의 등산복을 입은 그냥 등산객이었다.ㅋㅋㅋ
식당 주인한테 물어보니 코너 하나만 돌면 바로 있다는데...50m도 안되는 거리 앞에 정류장이 있더라..버스는 당연히 떠난 뒤였고...그냥 물어보지말고 코너 돌았으면 탔을 텐데..ㅋㅋㅋ
이왕 이렇게 된거 식당에 앉아서 발 환기도 시키면서 파전에 막걸리 한 잔으로 한시간 때우고 다음 버스를 타고 40분정도 걸려 원지터미널에 도착했다.
터미널 화장실에서 옷을 좀 갈아입고 양치도 하고 세수도 하고...
그리고 서울로 가는 고속버스를 타고 돌아왔다.
처음으로 혼자, 그리고 종주.. 전라도.. 모든 것이 나에겐 다 처음이었지만 다친데 없이 무사히
잘 다녀온 것에 대해 뿌듯하고 좋았다.
비록 휴가 기간 국내에서 보내서 아쉬웠지만.. 나름 의미있는 시간을 보내서 만족한다.
지리산 시간 여유가 된다면 한 번 더 와보고 싶은 곳이다.
그래도 일단 다음은 한라산이다!ㅋㅋ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