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Korea

(지리산 화대종주 2일차) 끝없이 걷다.

kswlook 2015. 9. 15. 23:37

 

 

약 20분간 삼도봉에서 사진 찍고, 먹고 다시 나는 내 길을 간다.

날씨 좋고~

 

 

 

이곳은 화개재. 해발 1,316m

6.3km 지점 통과! (08:32)

 

노고단을 출발해서 지금까지 보통코스 였다면,

화개재(1,316m) 부터 토끼봉(1,533m) 까지 어려움코스다. 1.2km 거리로 약 200m 높이 올라가기 때문에 오르막이 많을 것이다.

 

7.1km 지점 통과 (08:44)

 

사진으로 색감이 잘 표현되지 않았지만

새벽부터 줄 곧 푸른고 어두운 나무만 보면서 오다가 파~란 하늘과 흰 구름, 울긋불긋한 나뭇잎들이 보니

기분이 좋아졌었던 기억이 난다.

 

삼도봉에서 먹은 달걀 탓인지... 배가 아프다.ㅋㅋㅋ

나무들한테 거름좀 줄까 하다가 체면도 있고 하니 3.1km 남은 연하천대피소까지 참기로 한다.

난 산에서 머리안감고 수염기르면서 체면지키는 남자다.

 

8.5km 지점 통과 (09:38)

 

9.1km 지점 통과 (10:05)

연하천대피소까지 이제 1km

연하천만 보고 난 직진선우가 된다.

 

연하천대피소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상태서 갑자기 맑았던 산골에 안개가 자욱하게 낀다.

 

 

 

400m 남았다. 슬슬 긴장 풀리는데 화장실 없기만 해봐라..

 

공기도 차가워져서 마치 귀곡산장으로 내겨가는 길 같았다.

 

 

자욱한 안개속에 붉게 물든 단풍.. 너무 운치있다.

배가 아파도 찍을 건 찍어야지ㅋㅋ

 

 

눈 앞에 나타난 나의 사랑 연하천대피소! (10:30)

장실아 어딨니~

참고로 연하천의 화장실은 좋지 않다..냄새도 많이 나고~

 

노고단대피소 -> 연하천대피소 총10.5km 구간을 5시간에 걸쳐 걸어왔다.

안내도에는 7시간10분 코스. 마지막 부스터의 힘인가?ㅋㅋ

아무튼 오늘의 목표지점까지 이제 반 왔다.

그렇다면 여기서부터 세석까지 5시간 정도면 간다는 소리..어두워지기 전에 도착할 수 있겠다 싶어 한시름 놓았다.

아직 점심을 먹기에는 이른시간..

여기서는 영양갱을 하나 사서 보충한다.

어디가서 한 번도 돈 주고 사먹어 본 적 없는 영양갱...

꿀맛이다~ 이렇게 맛있는 거였나?ㅋㅋ

연하천에는 앞마당에 아주 풍부한 식수가 나온다. 물 보충을 하고 다시 출발한다. (11:10)

 

 

 

 

한참을 걷다 이런 진귀한 풍경에 넋을 놓고 바라본다.

구름이 반대편에서 불어오는 바람 때문에 넘어가지 못하고 능선에 걸쳐있는 장면.

아 신기해~

 

 

 

 

 

 

지리산은 맑은 날이 거의 없다고 한다. 이렇게 구름이 잔뜩 낀 하늘을 보면서 산속을 걷고 있으면 약간은 지루한 산이다. 설악산은 계속 감동하면서 걷기 때문에 지루할 틈이 없는 산이지만..

지리산...그런 매력 때문에  사람들이 오게 되는거 아닐까?

혼자 2박3일동안 걷기만 하면서 생각 좀 하려고 왔는데...

생각은 개뿔~ 아무생각없이 오르고 내려가고 바위타고 걷기만 한다.ㅋㅋㅋ

 

 

구름이 맞바람에 넘어가지 못하는 진귀한 광경을 한참을 보다가 다시 정신차리고 출발~ (12:08)

 

 

 

점점 어두워지는 하늘...자욱한 안개?구름? 사늘한 공기가 으시시하게 만든다.

 

 

 

 

 

14.1km 지점 통과 (13:00)

벽소령대피소 도착!

오늘의 목적지 세석대피소가 드디어 이전표에 보인다. 여기서부터 6.3km

일단 여기서 점심 식사를 하기로~

 

신라면 하나와 햇반을 하나사서 라면에 스팸 하나 다 넣고 팔팔 끓여서 아주 맛있게 먹었다.

땀을 한바가지 흘리고 배고팠다가 먹으니깐 끝내준다.

물론 벽소령대피소도 전자렌지가 있어서 구매한 햇반을 데워주신다.

그리고 여기는 식수를 떠오려면 100m 정도 내려가야한다. 그게 좀 불편..

식기류는 휴지와 물티슈로 대충 닦아내고 물통에 식수를 보충한 다음 이제 오늘의 숙소 세석대피소로 고고씽!~ (14:00)

 

신나게 오르락 내리락 하다보니 3시간이 흘렀다.(16:52)

이제 거의 다 와간다. 저녁에 삼겹살 구워먹을 생각하면서 조금만 더 힘내자~

 

드디어 해발1,560m 세석대피소 도착!!(17:10)

오늘 하루 정말 뿌듯하게 거의 12시간 동안 약 20km 왔다~

다음에 또 오게 된다면 그때는 중간중간 사진 찍지 않고 나도 기록갱신이나 해볼까 보다.

은근 욕심나네 이거ㅋㅋ

 

밥시간 때 도착해서인지 취사장에 자리가 없었다.

눈치봐서 자리를 캐취한 뒤 맛있게 삼겹살에 소주 한 잔 걸죽하게 하고~

기름이 많이 튀어서 카메라를 집어 넣는 바람에 사진이 한 장도 없네ㅋㅋ

암튼 산에서 먹는 삼겹살에 소주...최고다!

참고로 여기도 전자렌지가 있어서 구매한 햇반에 한해서 돌려준다.

 

맛나게 먹고, 자리를 배정받아 숙소로 들어왔다.

배정받은 자리에는 양쪽으로 이미 사람이 자고 있고 너무 좁아서 제일 끝 구석에 아무도 없는 곳에서 혼자

넓게넓게 잤다. 다행히 더 들어오는 사람은 없었다. 어젯밤에 살짝 추웠던 것을 생각해 담요 2개를 대여!

여기서부터 천왕봉까지 약 5.1km. 안내도에 따르면 약 3시간 20분.. 일출을 보려면 적어도 3시에는 출발해야

하는데..그 때는 너무 어둡고..그냥 천왕봉에서 일출 보는 것은 포기했다.

천왕봉 바로 밑에 장터목대피소가 있긴 하지만 거기는 예약이 제일 먼저 풀 찬다.

뭐~천천히 즐기면서 가리라~ㅋㅋ

오늘도 수고했다~ 잘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