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20분간 삼도봉에서 사진 찍고, 먹고 다시 나는 내 길을 간다.
날씨 좋고~
이곳은 화개재. 해발 1,316m
6.3km 지점 통과! (08:32)
노고단을 출발해서 지금까지 보통코스 였다면,
화개재(1,316m) 부터 토끼봉(1,533m) 까지 어려움코스다. 1.2km 거리로 약 200m 높이 올라가기 때문에 오르막이 많을 것이다.
7.1km 지점 통과 (08:44)
사진으로 색감이 잘 표현되지 않았지만
새벽부터 줄 곧 푸른고 어두운 나무만 보면서 오다가 파~란 하늘과 흰 구름, 울긋불긋한 나뭇잎들이 보니
기분이 좋아졌었던 기억이 난다.
삼도봉에서 먹은 달걀 탓인지... 배가 아프다.ㅋㅋㅋ
나무들한테 거름좀 줄까 하다가 체면도 있고 하니 3.1km 남은 연하천대피소까지 참기로 한다.
난 산에서 머리안감고 수염기르면서 체면지키는 남자다.
8.5km 지점 통과 (09:38)
9.1km 지점 통과 (10:05)
연하천대피소까지 이제 1km
연하천만 보고 난 직진선우가 된다.
연하천대피소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상태서 갑자기 맑았던 산골에 안개가 자욱하게 낀다.
400m 남았다. 슬슬 긴장 풀리는데 화장실 없기만 해봐라..
공기도 차가워져서 마치 귀곡산장으로 내겨가는 길 같았다.
자욱한 안개속에 붉게 물든 단풍.. 너무 운치있다.
배가 아파도 찍을 건 찍어야지ㅋㅋ
눈 앞에 나타난 나의 사랑 연하천대피소! (10:30)
장실아 어딨니~
참고로 연하천의 화장실은 좋지 않다..냄새도 많이 나고~
노고단대피소 -> 연하천대피소 총10.5km 구간을 5시간에 걸쳐 걸어왔다.
안내도에는 7시간10분 코스. 마지막 부스터의 힘인가?ㅋㅋ
아무튼 오늘의 목표지점까지 이제 반 왔다.
그렇다면 여기서부터 세석까지 5시간 정도면 간다는 소리..어두워지기 전에 도착할 수 있겠다 싶어 한시름 놓았다.
아직 점심을 먹기에는 이른시간..
여기서는 영양갱을 하나 사서 보충한다.
어디가서 한 번도 돈 주고 사먹어 본 적 없는 영양갱...
꿀맛이다~ 이렇게 맛있는 거였나?ㅋㅋ
연하천에는 앞마당에 아주 풍부한 식수가 나온다. 물 보충을 하고 다시 출발한다. (11:10)
한참을 걷다 이런 진귀한 풍경에 넋을 놓고 바라본다.
구름이 반대편에서 불어오는 바람 때문에 넘어가지 못하고 능선에 걸쳐있는 장면.
아 신기해~
지리산은 맑은 날이 거의 없다고 한다. 이렇게 구름이 잔뜩 낀 하늘을 보면서 산속을 걷고 있으면 약간은 지루한 산이다. 설악산은 계속 감동하면서 걷기 때문에 지루할 틈이 없는 산이지만..
지리산...그런 매력 때문에 사람들이 오게 되는거 아닐까?
혼자 2박3일동안 걷기만 하면서 생각 좀 하려고 왔는데...
생각은 개뿔~ 아무생각없이 오르고 내려가고 바위타고 걷기만 한다.ㅋㅋㅋ
구름이 맞바람에 넘어가지 못하는 진귀한 광경을 한참을 보다가 다시 정신차리고 출발~ (12:08)
점점 어두워지는 하늘...자욱한 안개?구름? 사늘한 공기가 으시시하게 만든다.
14.1km 지점 통과 (13:00)
벽소령대피소 도착!
오늘의 목적지 세석대피소가 드디어 이전표에 보인다. 여기서부터 6.3km
일단 여기서 점심 식사를 하기로~
신라면 하나와 햇반을 하나사서 라면에 스팸 하나 다 넣고 팔팔 끓여서 아주 맛있게 먹었다.
땀을 한바가지 흘리고 배고팠다가 먹으니깐 끝내준다.
물론 벽소령대피소도 전자렌지가 있어서 구매한 햇반을 데워주신다.
그리고 여기는 식수를 떠오려면 100m 정도 내려가야한다. 그게 좀 불편..
식기류는 휴지와 물티슈로 대충 닦아내고 물통에 식수를 보충한 다음 이제 오늘의 숙소 세석대피소로 고고씽!~ (14:00)
신나게 오르락 내리락 하다보니 3시간이 흘렀다.(16:52)
이제 거의 다 와간다. 저녁에 삼겹살 구워먹을 생각하면서 조금만 더 힘내자~
드디어 해발1,560m 세석대피소 도착!!(17:10)
오늘 하루 정말 뿌듯하게 거의 12시간 동안 약 20km 왔다~
다음에 또 오게 된다면 그때는 중간중간 사진 찍지 않고 나도 기록갱신이나 해볼까 보다.
은근 욕심나네 이거ㅋㅋ
밥시간 때 도착해서인지 취사장에 자리가 없었다.
눈치봐서 자리를 캐취한 뒤 맛있게 삼겹살에 소주 한 잔 걸죽하게 하고~
기름이 많이 튀어서 카메라를 집어 넣는 바람에 사진이 한 장도 없네ㅋㅋ
암튼 산에서 먹는 삼겹살에 소주...최고다!
참고로 여기도 전자렌지가 있어서 구매한 햇반에 한해서 돌려준다.
맛나게 먹고, 자리를 배정받아 숙소로 들어왔다.
배정받은 자리에는 양쪽으로 이미 사람이 자고 있고 너무 좁아서 제일 끝 구석에 아무도 없는 곳에서 혼자
넓게넓게 잤다. 다행히 더 들어오는 사람은 없었다. 어젯밤에 살짝 추웠던 것을 생각해 담요 2개를 대여!
여기서부터 천왕봉까지 약 5.1km. 안내도에 따르면 약 3시간 20분.. 일출을 보려면 적어도 3시에는 출발해야
하는데..그 때는 너무 어둡고..그냥 천왕봉에서 일출 보는 것은 포기했다.
천왕봉 바로 밑에 장터목대피소가 있긴 하지만 거기는 예약이 제일 먼저 풀 찬다.
뭐~천천히 즐기면서 가리라~ㅋㅋ
오늘도 수고했다~ 잘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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